요즘 사람들은 글을 잘 안 읽는다고 하지만,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찾아보면 관련한 강의나 책들은 꽤나 많습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훌륭한 글쓰기 수업을 듣거나 좋은 책을 본다고 해도, 본인이 실제로 꾸준히 글을 쓰지 않으면 그 의미는 반감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결국에는 자신이 쓴 만큼 글쓰기 실력 또한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효과적인 글쓰기 연습’이란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경험하셨듯이, 꾸준히 일정 분량 이상의 글을 쓴다는 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쓸 내용이 많지만, 쓸수록 쓰고 싶은 내용도 줄어들고, 그러다 보면 글쓰기 연습을 위해 억지로 글을 짜내는 경우도 많은데.. 그 과정은 고통스럽기 마련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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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무리 큰 뜻에서 자신만의 글쓰기 연습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속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글쓰기를 멈추는 경우가 은근 많고요.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지치지 않고 글쓰기 연습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요. 그러다가 글쓰기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발췌+요약+리라이팅’**을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리츄얼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좀 더 부연 설명하면, 행동 패턴 연구자인 ‘론 프리드먼’이 쓴 책 <역설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요.

<aside> 📖 <요약이 최고의 글쓰기 연습인 이유>

  1. 가까이서는 보이지 않는 패턴이 줌아웃으로 멀리서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경우가 많다.

  2. (그렇다면) 줌아웃의 실용적 활용법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 글쓰기에서 활용되는 방법 중 하나인 **‘역방향 개요 작성(reverse outline)’**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3. 중학교 수준의 글쓰기 수업에도 개요 작성은 반드시 가르친다. 이는 글을 쓰기 전에 각 부분에 어떤 내용을 다룰지를 정리해서 글의 얼개를 짜는 과정이다. ‘역방향 개요 작성(reverse outline)’은 전통적 개요 짜기의 영리하고 흥미로운 사촌쯤 된다.

  4. 다만, ‘역방향 개요 작성’은 앞으로 쓸 글에 담길 논지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반대로, 완성된 글에 담긴 논지를 정리해서 개요로 만드는 것이다(=요약).

  5. 대학생들은 자기가 쓴 에세이의 논리성과 흐름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역방향 개요 작성’을 배운다. (글을 다 쓰고 난 뒤에) 각 문단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면, 문단의 역할을 파악하기가 더 쉽다.

  6. (특히) 이 접근법은 작가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역방향 개요 작성을 활용하면, 기존 저자가 쓴 작품의 숨은 구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7. 그리고 이 접근법은 비단 학술 논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입소문이 날 만한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 때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실제로) 비즈니스 전문 저술가 도리 클라크는 (역방향 개요 작성을 활용한) 역설계 접근법으로 기존에 발표된 글의 숨겨진 구조를 알아내는 법을 가르치는 강좌를 만들었고, 그 중에는 입소문을 타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도 있었다.

  8. 이 접근법이 효과를 내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대상물을 전체로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9.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창작물을 경험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우리는 매 순간 전개되는 (눈앞의) 장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만일 나중에 그 작품의 전체 스토리를 떠올려야 한다면, 신뢰할 수 없는 기억의 조작을 조합해야 한다.

  10. 하지만 역방향 개요 작성은 그런 경험적 제약과 무관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건들을 한 장의 문서로 압축해 작품을 넓은 시각에서 보는 접근법이다. 미세한 붓놀림과 질감과 균열에 집중하는 것을 멈추고 뒤로 물러나 캔버스 전체를 보는 것이다.

  11. 이 접근법이 효과적인 두 번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디테일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커다란 정보 덩어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려면 지엽적인 세부 사항은 버려야 한다. (요약을 잘 하려면) 대상물에 대해 보다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

  12. 그리고 패턴을 찾으려면 (디테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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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뭔가 글을 쓸 때, 자신이 쓸 글에 대한 개요부터 작성하지만, 역설적으로 기존에 작성된 글을 보면서 거꾸로 요약 작업을 하는 것이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론 프리드먼뿐 아니라, 논픽션 글의 경우 ‘발췌+요약’에서부터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발췌+요약’을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